성경에 등장하는 엘리야 이야기 중에 가장 극적인 것은 엘리야가 갈멜산 제단에 하늘의 불을 내리는 순간이다.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던 당시 북이스라엘의 왕 아합과 그의 아내 이세벨, 그리고 그들의 선지자 850명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엘리야의 이야기는 어쩌면 블레셋 거인 장수 골리앗을 물리쳤던 소년 다윗의 이야기보다 더 극적이다. 성경에 기록된 극적인 이야기들에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을 지키시는 하나님이라는 공통적인 주제가 들어있다. 갈멜산에서 벌어졌던 엘리야의 이야기는 하나님만을 신뢰했던 엘리야 선지자와 하나님 뿐만 아니라 바알과 아세라도 섬겼던 당시 북이스라엘의 타락한 지도자들과의 정면 승부에서 엘리야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한 사건이다. 


 하나님과 엘리야가 승리한 장소 갈멜산은 이스르엘 골짜기와 지중해가 만나는 오늘날 이스라엘의 북서부 도시인 하이파에 인접해있다. 갈멜산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이라는 땅에서 보자면 상당히 넓은 면적을 가진 편이다. 아래 영상은 엘리야 기념교회 상공에서 갈멜산 일대를 헬리켐으로 촬영한 것이다(1080P로 재생하면 선명합니다.).

 갈멜산은 설악산이나 지리산같은이 산세가 깊고 험한 산이 아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동네 뒷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고, 그렇다고 산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야트막한 느낌이 있다. 어쨋든 갈멜이라는 이름에는 하나님의 정원이라는 뜻이 있다. 그 정도로 갈멜산은 이스라엘 안에서는 상당히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지중해 연안에 있기 때문에 강수량도 많은 편이고, 이스르엘 평원의 초입에 있어서 토양도 비옥하다. 산 정상부까지 도로가 놓여 있어서 자동차로 산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빽빽한 나무들이 인상적인 산이다. 


 갈멜산 정상부에는 무크라카(불의 제단)라고 불리는 엘리야 기념교회가 있다. 이 기념교회 옥상 전망대에 올라가면 이스라엘 최대의 곡창지대인 이스르엘 평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 동북쪽으로 바라보면 드보라가 가나안 철병거를 이긴 다볼산, 기드온이 미디안을 물리친 모레산, 사울왕이 전사한 길보아산도 볼 수 있다.  


갈멜산 상공에서 동북쪽 방면으로 내려다보면 이스르엘 평원이 펼쳐지고 평원이 끝나는 부분에 다볼산, 모레산, 길보아산이 보인다. 날씨가 맑을 때는 요르단도 보인다.


 엘리야는 제단에 불을 내린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을 기손 시내에서 처단했다. 

"엘리야가 그들에게 이르되 바알의 선지자를 잡되 하나도 도망하지 못하게 하라 하매 곧 잡은지라 엘리야가 그들을 기손 시내에 내려다가 거기서 죽이니라" 열왕기상 18장 40절

 오늘날 기손 시내는 흔적만 남아있는 상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물관리 체계를 갖춘, 그래서 거의 모든 수자원을 철저히 관리하는 현대 이스라엘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과거의 물길을 찾기는 어렵다. 과거의 기록에 따르면 기손 시내는 갈멜산 인근에서 벧샨을 지나 요단강에 이르는 일종의 와디였던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물길만 있다가 우기에 범람하는데 범람할 때의 규모가 어마어마 했다고 전해진다. 시스라의 가나안 철병거가 진흙에 빠진 것도 이 기손 시내의 범람으로 인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을 처단할 때는 오랜 가뭄이 있었으므로 아마 기손 시내는 바짝 말라있었을 것이다. 


현대 이스라엘에서 물관리 시스템이 갖춰진 이후로 이스르엘 평원은 더이상 범람하지 않으며, 일년 내내 푸르름을 유지한다.


 갈멜산에서는 엘리야가 불을 내린 제단을 찾으려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으며, 그 결과물이 바로 엘리야 기념교회다. 물론 확실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실제로 기념교회가 자리하고 있는 엘리야산 정상부에서는 곳곳에 돌출된 넓은 암반층을 눈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엘리야의 제단이 있었던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날 엘리야 기념교회는 성지순례의 필수코스 중 하나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다. 이스르엘 골짜기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성경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많고, 신앙적으로 생각할 거리도 많은 곳이다. 


기념교회를 둘러싼 암반층의 모습. 이 일대에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동굴들도 많이 존재한다.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선지자들이 이런 동굴을 주거지로 사용했다.


"이스라엘의 신앙을 집대성한 사람은 모세지만, 이스라엘의 신앙을 지켜낸 사람은 엘리야다." 

 출애굽 이후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은 왕국 분열 이후에 특히 북이스라엘에서 종교적 타락의 극단을 내달렸으며, 조상들이 섬겼던 하나님을 가나안의 수많은 신들과 다름없는 신들 중의 하나로 여기는 상태였다. 이런 종교적 타락의 중심에 아합왕과 이세벨 왕비와 그들을 따르는 선지자 850명이 있었다. 엘리야는 하나님 신앙과 가나안 신앙을 혼합시킨 그들을 모두 죽이고 하나님이 가나안의 모든 신들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여준 선지자다. 


"모든 백성이 보고 엎드려 말하되 여호와 그는 하나님이시로다 여호와 그는 하나님이시로다 하니" 열왕기상 18장 39절 

 엘리야가 이긴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렇게 고백했다. 하나님만이 참된 신임을 가르쳐준 갈멜산은 오늘날 우리 신앙에 많은 도전을 준다. 

 

오늘날 남아있는 기손 시내의 물길


다볼산, 모레산, 길보아산의 모습


엘리야 기념교회의 내부와 제단


엘리야 기념교회 마당에 세워져 있는 엘리야 동상




WRITTEN BY
Pastor Hwang
성경과 성지의 살아있는 연결을 추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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